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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12일 토요일.

날씨 :30도가 훌쩍 넘는 화창한 더운 날

 

캠핑 전날인 금요일,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나는 우리의 첫 캠핑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차로 가는 캠핑이라 무게에 대해서 큰 고민없이 짐을 챙기면서 '아, 이것도 필요하겠지?' 하며 한참을 꺼내다보니 어느새 거실을 가득 찰 정도가 되고 있었다. -_-;;

 


깜짝 놀라서 조금씩 줄였는데도 큰 짐이 10개 이상. 크읔;;

접시나 수저 등 주방용품이나 망치, 비닐, 렌턴, 신문지, 에프킬라, 모기향, 스프레이 벌레퇴치기 등 잡동사니가 들어가는 큰 컨테이너 박스

노트북, 구급약, 간단한 간식 등 놀이용품을 넣은 백팩,

옷가지들과 신발, 세안도구, 화장품의 보스턴 백,

큰 후레시와 휴대용 가스버너, 잠을 편안하게 해줄 큰 베개 2개, 퀸사이즈 에어매트, 에어프레셔 등을 넣은 엄청나게 큰 비닐 2개,

DSLR 카메라 가방, 숄더백, 텐트, 테이블, 의자2개 등등..

아이폰 To do list 앱에 리스트 해둔 항목들을 하나하나 지워가며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식사를 담당할 아이스박스는 출발하기 직전 넣어 가려고 비닐에 싸서 냉장고에 다시 넣어두었다. 냉매제도 냉동실로~


퇴근하고 온 남편이 왜이리 짐이 많냐며 다시 체크해보더니... '뺄만한게 없네?' 하며 놀랜다. ㅎㅎ


캠핑 당일, 체크인 시간은 오후 2시.

우리집에서 캠핑장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중간에 삼겹살도 사고 차에 기름도 좀 넉넉히 넣어야 해서 여유롭게 오전 11시 즈음 출발했다.

 

그런데...출발 전 아파트 엘레베이터가 잠시 고장나서 그 많은 짐을 다 직접 계단으로 옮겼당..ㅜ.ㅜ



자, 진짜 출발!!







아래는 벌킨의 차량용 거치대 튠베이스. 아이폰용인데, 내가 한국에서 사용하다 호주에 가져온 제품 중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차량용 아이폰 거치와 AUX를 사용해서 핸폰 음악 듣기, 매우 빠른 배터리 충전, 핸즈프리 역할을 하는 녀석인데 차량에 블루투스 기능이 있어서 거치대와 배터리 충전용으로만 사용한다. 요것의 메인 용도는 네비게이션이다. ^^ 구글맵 실행해서 주소를 찍으면 음성과 함께 안내해 준다. 구글맵 참 좋다.








뒷자석까지 꽉 들어찬 우리의 짐들. 겨우 1박 2일이건만... 집떠나면 고생이라는건 맞는 것 같다.

우리의 식량이 든 아이스 박스와 한국에서 엄마가 생일 선물로 보내주신 내 친구 썬캡양이 보인다. 아주 큰 베개도...






날씨도 화장하고, 차도 안막히는 좋은 날.

 



 






우리가 머물 캠핑장 근처 도착.

주변이 해변이라 그런지 호주 가족들이 간단하게 텐트를 치고 간이 의자에 앉아 피크닉 중이었다. 그림같이 행복한 풍경.





차가 막히지 않아서 1시 전에 도착.

리셉션에 가서 예약된 이름을 말했더니 한장으로 된 캠핑장 맵과 BIG4 책자를 주었다.

우리는 해변가인 South로 예약해서 바로 물가 바로 앞으로 배정받았다. 이날은 North쪽에 보이스카웃 아이들이 대거 캠핑을 하러 왔다고 South가 조용할 것이라는 정보도 추가로 들음.








여기 11번이 우리가 캠핑할 곳.

물가로 예약했지만, 사방이 해변이라 굳이 위치를 많이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드디어 텐트 치기.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물가라 그런지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었다.

우선 텐트와 땅과의 습기를 차단해줄 방수용 매트를 깔려고 했는데 바람 때문에 도저히 고정이 안되서 가장자리에 강철핀을 꽂아 고정한 뒤 설치를 시작했다.

 







남편의 생애 첫 캠핑이자 텐트 치기 시작!

사실 콜맨의 인스턴트 업이므로 폴대를 착착 펼치면 끝이지만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하나씩 고정해가며 설치를 해야했다.

바람이 많이 불때 혼자서 텐트 설치하는 것은 무척 어려울 듯 했다. 그래서 나도 투입. 둘이서 정말 열심히 땀을 뻘뻘 흘려가며 쳤다.

어후~ ^^ 우리 옆에 있는 캐러반 차량이 어찌나 큰지... 집한채가 온 것 같았는데, 텐트 칠때 참 부러웠다.









함께 설치하느라 중간샷은 없당. ^^

이제 추가끈으로 더 단단히 고정중. 내가 챙겨온 썬캡으로 뜨거운 태양아래 그나마 우리의 얼굴은 지킬 수 있었다. 목뒤와 팔은 모두 화상입었다능;; 어후 따가워.

드뎌!! 형태를 갖춘 울 텐트~






넘 좋아서 요렇게 텐트 풀샷도 찍어보고,






내가 사진 찍느라 안보이자 끈으로 폴대를 고정하던 남편이 고개들어 확인 중 ㅋㅋ







우리가 끙끙대며 텐트 설치하는 동안 갑자기 다른 캠핑카 등장. 우잉...

차만 대고 5분만에 바로 놀러나가신다. 어후 부러워.






와아~ 우리 텐트 세팅 완료!!

촌스럽게 기념샷 엄청 많이 찍음. ㅋ






멀리서도.







의자에 앉아 잠시 여유로운 시간 갖기.

귀여운 아가들이 물가로 막 뛰어들어가는 중... 기다려, 우리도 곧 들어간당.


 

 

 

저기 멀리 다리 위에서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아이들이 참 많았다.

'나도 어릴때 다이빙 했었나?' 생각해봤더니, 계곡에서 울 오빠들이 뛰어내리는 거 구경만 많이 한듯.






엄청나게 큰 우리 옆집 캐러반. 수도, 전기 연결된 모습. 정말 집이다 집.







우리가 사용할 수돗가.

세면장과 샤워장, 키친이 따로 있어서 여기선 발과 손만 잠깐씩 씻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서 물가로...

텐트 바로 앞 물가는 아이들이 놀기 좋게 물이 얕은 곳이라 다른 곳으로 가서 수영하기로 결정.


  






캠프장 밖에 있는 비치로-

참, 캠핑장을 드나들 수 있도록 호텔처럼 Access Key를 주기 때문에 그것을 이용해서 밖으로 자유롭게 왔다갔다 할 수 있다.

비치로 향하는 작은 문을 나서면 바로 건너편에 있는 차이니스 레스토랑. 주변에 레스토랑이 없어서 나름 손님들이 꽤 있더라는..






레스토랑 옆으로 조금만 걸으면 요렇게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다.


  



 

 

호주에선 다들 해변에선 서핑보드들을 타고 논다. 그래서 차위에 짐 올리는 장비가 갖춰져 있다.

다음엔 우리도 하프보드를 사서 타서 놀아볼까...

 


  

  



 

 

우린 저 끝에 있는 비치 수영장으로 이동.

호주 비치 한켠엔 수영장이 있다. 바닷물이지만 파도에 영향받지 않고 안전하게 놀 수 있다.



 

 

수영하느라 수영장 사진은 못찍었다... 한참 물속에서 놀다 나와 반대편 비치로 이동했다.

이곳엔 차를 댄 후 타프나 파라솔만 설치해두고 즐기는 가족이나 놀러온 사람들이 많았다.

차에서 크게 음악을 켜두는 등 젊은 분들이 즐기는 모습들...

 


  






우리는 반대편으로 모래 언덕을 넘어갔다.

이곳은 파도가 엄청나게 크게 치는... 말 그대로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넒은 바다.

 


  


 

 

 

 

파도가 많이 쳐서 그런지 이곳엔 아이들은 거의 없었고, 파도 타는 몇몇 젊은 청년들이 많았다.

수영을 잘하는 남편은 바로 입수. 파도와 맞섰지만, 막 저 왼쪽으로 휩쓸리더라는... 나같이 수영 못하는 사람들은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고 해서 발만 잠시 담금. ㅡ.ㅡ







물개 남편. 수영 잘하넴.







물속에서 파도를 기다리는 중.



 

 

 

 

엇, 어디가? ㅋ




 

 

 

 

파도타고 달려나오는 중

 



 

 

 

 

비치에 놀러온 커플. 딱 해변가에 맞는 복장을 하고 있어서 찰칵. 넘 이쁘당. 알록달록하니 늠 이뻐.

 







드넓은 비치 가운데 있는 조그만 텐트. 태양을 피해서 인가? 동양인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분이 계신 것 같았다. ^^

저런 조그만 텐트 가지고 다니면서 해변가에서 치고 놀면 될 듯.






앗, 오지 7공주 발견! 이뻐서 찍음. ^^ 요기에서 드물게 보이는 젊은 녀성분들~






하루종일 굶었더니 넘 배고프다. 이제 다시 캠핑장으로 고고~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한끼로 못먹은 우리.

준비해온 블루베리 조금 먹고 있었더니 넘 배가 고팠다. 저녁타임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밥 먹기로 결정.

텐트 앞에서 밥을 먹으려니 바람이 너무 많이 불고 햇볕이 강해서 캠핑장 키친으로 향했다.

꽤 규모가 크고 깔끔하게 정돈된 키친- 핫워터가 바로 나오는 정수기와 큰 냉장고 2개, 설거지 도구와 토스트기, 전자렌지 겸 오븐, BBQ 시설, 가스렌지, 깨끗한 테이블과 의자 등등... 아주 잘 되어 있다.







우리가 준비해 온 삼겹살과 새우, 닭꼬치.

첨엔 이곳의 BBQ 시설에 구웠는데... 아.. 잘 안굽혀.

 

고기를 굽고 있는데 우리 뒷 테이블에 한국 가족들이 3팀정도 함께 식사를 하러 왔다.

아가들이 많아서 울기도 많이 하고 해서 엄마들이 조금 정신이 없어 보였는데, 아마 몇년만 지나면 이곳에서 자전거 타고 뛰놀면서 재밌게 놀겠지? ^^







곧바로 우리가 가져온 휴대용 가스버너와 기름이 잘 빠지는 무쇠판으로 변경. 지글지글. 아주 잘 굽힌다. 역시!! 종이컵 반만큼 기름이 나옴. 읔;

저기 보이는 수북히 싸온 야채를 모두 올킬했다. 우린 야채를 사랑하니까.


 






고기가 넘 빨리 익어서 먹느라 숨찼다는...





내가 좋아하는 새우와 남편이 사랑하는 치즈 크린스키 소세지도 굽고~

남편은 날 위해 늘 새우를 까준다. 내가 새우를 잘 못까기 때문이다. 뜨거운 새우를 까다가 손이 덴적도 많다...ㅠ.ㅠ 고마웡.



 

 

 

 

우리가 좋아라하는 디저트 와인. 모스카토.

가끔 달다구리한 술을 마시고 싶을때 마시면 가볍고 좋다. 저건 알디에서 파는 저렴이 모스카토. 가격대비 맛이 참 좋아서 애용중.

 


  


 

 

 

 

 

밥을 다 먹고 샤워까지 다했더니 날이 어두워져서 요때부턴 사진을 못찍었다.

 

저녁시간이 되면 이곳 바다가 간조때라 물이 다 빠진다.

그래서 우린 신혼여행때 스위스에서 사온 빅토리녹스 아미 나이프 (일명, 맥가이버칼) 을 들고 바닷가로 향했는데, 진짜 물이 다 빠져서 발아래 다 조개. 하나 캐볼려고 했더니 어찌나 돌에 딱 붙는지.. 건들이면 위협을 느끼고 딱 달라붙는다능 ㅋ 남편이 굴하지 않고 결국 하나를 캐냄. ^^ 넘 잼나고 신기해서 한참동안 물빠진 바닷가에서 아이처럼 뛰놀았당. 근데 역시 바닷가라 밤되면 많이 쌀쌀하다.

 

 

 

밤이 되니 추워서 준비해온 침낭을 꺼냈다. 진짜 침낭없인 캠핑 못할듯;;

밤 10시가 되면 떠들면 안되는데 애들은 후레시들고 서로 숨바꼭질하느라 난리 ^^ 아궁 귀여워.

우린 노트북에 준비해온 영화를 봤는데... 하루종일 넘 피곤했나보다...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기절했다ㅋ


  





2013년 10월 13일 일요일.
날씨: 매우 더운 38도.

다음날 아침 6시에 닭도 아닌 오리들이 어찌나 울어대는지...
잠보 내가 참지 못하고 일어날 정도였다. 토실토실 살찐 호주의 오리들~

일어나자마자 바로 김치 컵라면, 치즈, 김치, 집에서 얼려온 잡곡밥과 믹스 커피를 들고 키친으로 향했다.
한국 믹스커피는 캠핑장에서 진리다. 평소땐 원두커피만 마시는데 여기선 믹스인 것 같다. 참. 맛있다.


  

 

 

 

 

컵라면에 슬라이스 치즈 한장 올려 먹으면 스륵, 녹아서 고소함.


  

 

 

 

 

이렇게 우리의 첫 캠핑을 나름 무사히 마친 뒤, 텐트를 걷고 힘겹게 정리했다. 그리고 정확하게 오전 10시에 체크 아웃!!

 

 

일요일이라 일찍 캠핑장을 나서서 아쉬운 마음에 우리가 향한 곳은 집 근처에 있는 파크.

호주에선 파크에서 아이 돌잔치를 많이 한다. 벌써 두팀이 돌잔치를 준비 중. ^^

우린 나무 그늘을 찾아 피크닉 돗자리를 펼치고 앉지 않고, 누웠다. ^^ 누워서 하늘을 보니 구름한 점 없는 맑은 날씨.

 






 

눈앞에 있는 많은 요트들과 배.
참 여유롭다.


  

 

 

 

 

바람도 선선하게 분다.

우리 앞에 먹을 것을 찾아 다니는 새 한마리 발견.

돋자리 근처까지 와서 약간은 무서웠다. 꽤 큰 새라...






 

준비해가서 먹지 못한 맥주와 엄마가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사서 보내주신 통통한 쥐포, 호두, 캐슈넛을 꺼냈다. 쥐포는 굽지 않고 걍 먹었는데 나름 괜찮았다. 대낮부터 알콜 섭취하는 우리... ^^


  

 

 

 

 

참 재미있고, 내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한 캠핑.

캠핑 요거... 참 매력있네..

 

어렸을때 우리 가족 5명이 차도 없이 텐트와 배낭을 메고 설악산, 지리산, 수많은 계곡들을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기억들.

그때 먹었던 된장찌게가 얼마나 맛있던지... 아침에 일어나서 잠옷바람에 계곡물에 뛰어들었던 철없는 시절들...


이제 내가 어른이 되어 직접 준비해서 와보니, 부모님께서 우리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시느라 많이 힘드셨을 것 같다. 내가 한번 모시고 싶은데... 이젠 이런 캠핑보다 좋은 호텔이나 리조트 예약해서 지내는걸 더 좋아하실 것 같기도 하고... ^^;;


한국에 있을땐 늘 회사 일이 바쁘고 여유가 없어서 이렇게 나의 개인적인 시간을 갖지 못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일과 성과를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쓴 듯...

나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호주로 와서 정말 생각치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나는 누군가의 와이프이자 주요 롤은 주부. 언젠간 또 나의 일을 갖게 되겠지만, 현재의 내 모습도 나쁘진 않은 듯 하다.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큰 숙제다. 요리도 집안일도 젬병인 내가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자, 이제 두번째 캠핑을 위한 곳을 찾으러~ 슈슝

 

 

 

 

우리가 다녀온 캠핑장이 혹시 궁금하시다면, ^^

 





  호주 캠핑장 정보 & 후기

* 캠핑 기간 : 2013.10.12~2013.10.13

BIG4 Sydney Lakeside Holiday Park

주소: 38 Lake Park Rd, North Narrabeen NSW 2101

예약 사이트: http://sydneylakeside.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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